회사에서 8년동안 개발운영업무를 수행해왔다.
Python/Django/FastAPI로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나름 성과도 냈고, 커리어도 쌓아왔다. 연간 10억 비용 절감, 웹 어워드 수상 등 숫자로 보면 나쁘지 않은 8년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대로 계속 개발만 하면서 30대 후반, 40대를 맞이할 수 있을까?"

왜 전환을 결심했나
개발만으로는 한계가 보였다
정확히는 10년, 20년 후에 내가 유망한 ‘개발자’로서의 역량이 있느냐에 대한 자기 객관화를 시작하게 되었다. 내가 하고 있는 기술 스택이나 프로젝트는 실질적으로 한계가 있었고, 언젠가부터 그냥 엑셀을 코딩으로만 하고 있는 단순한 코더에 지나지 않는다는 느낌을 크게 받게 되었다.
업무를 하다보면 코딩도 예체능처럼 머리가 트인 사람들도 있다. 와 이걸 이렇게 짜네, 이렇게 쉽게 하네, 큰 벽을 느낄 때면 아직 나는 멀었구나..나는 심심하다고 코딩을 하는 사람이 아닌데 재미로 하는 사람은 따라갈 수가 없구나 자괴감도 많이 들었다.
개발로는 내 엣지가 없어보이고, 내가 이 사람들보다 더 잘하는게 뭘까?
문득 나는 문과 출신, 비전공자, 마케터 출신이라는게 어쩌면 나의 무기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코드를 잘 짜도 회사에서 결국 남는 것은 비즈니스다. 클린 코드,성능, 인프라 구조 다 중요하지만… 결국엔 비즈니스가 잘 돌아가는 것.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사업에서 원하는 것을 제 때, 그리고 잘, 구현해주는 것.
결국에는 프로젝트를 리딩하면 이 사람들과의 소통도 해야되고, 왜 내가 이걸 하는지 왜 안 되는지 윗 사람들을 설득하고 보고도 해야하고.. 결국 비개발자들을 이해시키는 것 또한 내 몫이고, 아무리 내가 합리적인 아이디어를 낸들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기는게 조직이다.
그래서 생각했다. 내가 다른 개발자들보다 커뮤니케이션을 더 잘하니까, 그 사람들 사이를 조율하는 역할이 나의 역량을 더 크게 발휘할 수 있지 않을까?
어릴 적 나는 감투 쓰는 것을 되게 좋아했다.
학생회장, 부회장, 반장 리더를 자처했고 나름대로 사람들 간에 리더쉽을 인정받아왔다. 나이가 들면서 이런 나의 독단적인 리더쉽에 반성도 하고, 총대 매고 무언가를 나서는게 점점 부담스럽고 싫어서 뒤에 서 있는걸 선호하게 되었지만…
곰곰히 생각해보면 결국에는 자연스럽게 내가 더 많이 아니까 자신있게 내 쪽으로 끌고 왔던 것 같다. 나 또한 그 사람들을 설득시키고 내 의견을 피력하는 데에 감정이 소모되고 피곤하지만, 결국엔 인정을 받아왔고, 내 스스로 생각해도 그 때마다 제일 많이 성장해왔다.
IT를 잘 아는 사람보다는, IT를 잘 아는 마케터
나는 단순한 코더보다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싶었다. 비즈니스를 이해하고, 아키텍처를 설계하고, 프로젝트를 리딩하면서도 기술적 깊이를 유지하는 그런 역할... 뭐 하튼 욕심이 많아 보이기도 하지만..
우리 부장님이 그런 말씀을 하셨다. 본인은 IT를 잘 아는 사람보다는, IT를 잘 아는 마케터가 되고 싶다고. 왜인지 그 말에 크게 공감을 했었다. 줄곧 나는 이제 감투가 싫어 하고 부정해왔지만 결국엔 내가 그리는 최종 커리어 패스는 그쪽에 가까운 거 아닐까 싶다.
현재 제 상태
경력
- 2018.01 ~ 현재:
- 2018-2019: 마케팅 본부 (비즈니스 감각 습득)
- 2019-2025: IT 개발운영팀
- 2025.12 ~ 현재: Infra보안팀 (기획/PM 역할 확대 위해 이동)
- 보안 거버넌스 정책 검토/적용
- ISMS-P, ITGC 등 내부 감사 대응
- 보안 솔루션 운영
왜 보안팀으로 갔나?
참 많은 히스토리가 있지만..결국엔 현재 팀과 하는 일에 관성이 생겨서 일도 편하고..
늘 같은 코드, 같은 화면을 보고 있으니 내 실력이 너무 정체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그 팀에 남아서 PM, IT기획 업무 할 수 도 있다.
기존 팀에서 이동할 때 팀장님도 나를 설득하면서 그렇게 말씀하셨다. 일리가 있는 말이라 망설였지만 8년동안의 경험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았다. 따지고 보면 프로젝트 규모만 다를 뿐이지, 내가 맡은 업무 내에서 서비스 기획도 하고 개발도 해왔기 때문에… 결국에는 같은 업무를 계속 할 것 같았다.
무엇보다 Backend개발자로서도 애매해, Frontend로서도 애매해, DBA, Infra…개발자로서는 한 분야의 깊게 파야 커리어 가치가 있을 것 같은데, 이것도 저것도 모두 애매하게 느껴져서 내 스스로에게 ‘개발자’라는 칭호 자체가 그저 허세 가득한 사치템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8년 째 같은 기술스택과 언어, 이제는 AI가 짜주는 코드를 보면서 품질좋은 코드와 고민보다 그저 돌아가는 시스템을 만들기에 급급하다는 생각에 나의 전문성이란 뭘까? 하는 궁금증이 해소되지 않았던 것이다.
두번째로 이직 시장에서의 경쟁력이다.
요즘 채용공고를 보면 이런 포지션들이 급증하고 있다:
- DevSecOps Engineer
- Cloud Security Architect
- Security Platform Engineer
- SRE (Site Reliability Engineer)
특히 금융권, 핀테크에서는 "개발도 이해하면서 보안도 할 줄 아는 사람"을 찾고 있다.
나는 개발자의 언어를 비개발자의 언어로 전달/이해할 수 있고, 개발도 할 줄 안다. 그리고 감사대응업무를 하면서 보안업무도 어떻게 돌아가는지 대충 알고 있었다. 그래서 수평이동으로 커리어 확대가 가능하리라 보았다.
솔직히 말하면.. 보안은 아직 큰 관심은 없다.
보안전문가로 커리어를 확장하기 보다는 나의 업무에 ‘전사 거버넌스체계 구축’, ‘감사대응’, ‘정책 및 기획’ 등을 끼워 넣고 싶었던 것 같다.
이 팀에서는 좋든 싫든 유관부서와 외부 사람들과의 협업 및 커뮤니케이션도 많이 해야하고,
기획이니만큼 보고서 작성도 숙명이다……
그래도 내가 여지껏 부족했던 부분,
다른 개발자보다 조금 더 잘할 수 있고,
결국에는 큰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 앞으로 더 잘해야하는 부분을 채워갈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남들이 하기 싫어하는 일, 그치만 해야하는 일, 그걸 잘 해내는 것도 역량
DevSecOps, 왜 이 길인가?
여러 선택지가 있을 수 있다.
- IT 기획자/PM
- 순수 보안 기획자
- 화이트해커
- SRE (Site Reliability Engineer)
고민 끝에 DevSecOps를 선택한 이유는:
1. 경력을 100% 활용할 수 있다
- 8년 개발 경력 → 기술 이해도
- DevOps 경험 → 인프라 자동화
- 보안팀 경험 → 보안 정책 이해
2. 기술도 유지하면서 기획도 할 수 있다
순수 기획자로 가면 개발에 손을 놓게 될 것 같았다. 지금도 이미 2개월 만에 코드 안보고 있음;;
나는 정말 내가 순수하게 운영하는 사이트나 사이드 프로젝트가 없다면 취미 시간에 개발하는 찐성 너드는 아닌 것이다.
물론 아직 개발자라는 허세템을 못버리는 걸 수도 있겠지만, AI시대에 좋든 싫든 놓을 수는 없는 영역이라고 생각 한다.
하지만 DevSecOps는:
- 보안 정책도 수립하고 (기획)
- Terraform으로 코드도 짜고 (개발)
- CI/CD 파이프라인도 설계하고 (아키텍처)
- 프로젝트도 리딩 (PM)
이것도 저것도 다 한다는 말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이 팀에서는 Infra/거버넌스/보안 업무를 같이 수행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래서 팀 내에서 거버넌스/기획 업무를 내 R&R로 챙겼고,
보안점검스크립트자동화(개발) 등을 자체 업무 목표로 잡아 개발도 틈틈히 놓지 않고자 한다.
그룹의 거버넌스 체계를 수립하고 감사 업무를 총괄하는 팀인만큼, 개발자일 때는 프로그램 내를 보았다면 이 팀에서는 외부에서 전체적인 IT 프로젝트의 프로세스/정책을 그려볼 수 있다는 점에서 커리어의 확장을 노려 볼 수 있을 것 같다.
결국 개발자로서 깊게 팔 수 없다면, 수평으로 커버할 수 있는 영역으로 확장하는 수 밖에.
DevSecOps는 지금 시점에서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다.
당장 IT기획이나 PM으로 가기에도 프로젝트 관리 경험은 조금 부족하기 때문에 비비기가 힘들다.
1-2년뒤에는 또 나의 목표와 상황이 어떻게 바뀔지도 모르지만.
인생은 내가 원하는 대로 흘러가질 않는다ㅎㅎ 빨강머리앤처럼 뜻대로 되지않지만, 뜻하지않는 멋진 일이 기다리고 있을 수도 있다.
결국 어디서 어떻게 풀리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 뭐 하나 발목 잡히지 않게 늘 대안이 있어야 한다.하다가 좀 더 가닥이 서면 섬세하게 다듬어갈 수도 있고…나도 안해본 길인데 어찌 아냐.하다보면 또 이 점들이 선으로 연결되는 것 ㅎ 30대 중반까지 살아오며 배운 인생의 교훈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요즘 보안 사고가 많이 터져 업무가 많아서, 관리도 빡세지고,,그래서 더 배울 것도 많고 기회는 많을 듯 하다.
전환 로드맵
Phase 1: 기초 다지기 (1-3개월, 2025.01-03)
목표: AWS 보안 + Terraform 기초
학습 계획
- AWS Security Fundamentals
- Python boto3로 보안 자동화 스크립트
- Terraform으로 IaC (Infrastructure as Code)
- Docker 보안
자격증
- AWS Certified Security - Specialty (5월 목표)
- (선택) 정보보안기사
사내 성과 만들기
- AWS 보안 점검 자동화 스크립트 개발
- Terraform으로 보안 설정 표준화 제안
포트폴리오
- GitHub 레포지토리 2-3개
- 기술 블로그 시작 (매주 1회)
위는 AI가 추천해준 나의 로드맵이다.
시키는 건 또 잘하는 스탈이라 막막하니까 일단 위 내용대로 따라가볼까 한다.
한동안은 나의 공부 이야기와 기술블로그로 좀 더 채워나가볼까 한다.
솔직히 쉽지 않을 것 같다. 프로 작심삼일러라.ㅎㅎ
그치만 새 팀에 왔기 때문에 어차피 공부는 해야한다.
처음에 아무것도 모르고 개발하러 왔을 때는 나는 언제쯤 저 사람처럼 될 수 있지? 언제쯤 잘하지? 늘 조급했었다.
그런데 팀장님이 신입 때 나처럼 자기보다 모르는 동기가 늘 야근해가면서 공부하더니 언젠가는 자기를 뛰어넘어 있었다고, 나보고도 그리 될 거라고 했다.
그래서 나도 상상했다. 뭐든 뚝딱 뚝딱 해내는 , 아니 적어도 내 몫은 해내는 에이스가 되어있는 상상을…ㅋㅋㅋㅋㅋㅋㅋ
근데 정말 거짓말처럼 그냥 1년,1년 채워나가다보니..
한참 부족하지만 이제 팀 내에 돌아가는 일은 웬만하면 금방 적응해서 해낼 수 있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신입 때 또 다른 선배는 이렇게 말했었다.
일 잘하는 사람은 어딜 가든 잘 하는 사람이라고.
이 블로그에서 앞으로
이 블로그에서는 제 전환 여정을 써내려갈 예정
- 주간 학습 기록: 무엇을 배웠고, 어떤 어려움이 있었나
- 프로젝트 코드: GitHub 링크와 함께 실제 코드 공개
- 기술 튜토리얼: AWS, Terraform, Docker 보안 등
목표: 매주 1회 포스팅 (최소치..)
직장인 여러분 화이팅 합시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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